세상은 아포칼립스에 미쳐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배우다보면 세상은 다양한 종말을 여러번 겪어왔고 우리는 그것을 기록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은연중에 혹시라도 벌어질지 모르는 대재앙 혹은 종말에 대한 기대감 혹은 불안감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런 기대감 혹은 불안감들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표현해나가며 사람들의 상상과 막연한 불안감등을 해소하는데 일말의 기여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포칼립스의 종류 역시 매우 다양합니다. 질병, 재난, 식물 등 현재 기준에서 일어날 수 있을법한 일들이나 혹은 오로지 상상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역시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좀비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상상에 불과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어쩌면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의심도 품게 만들고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보다 열광하는 장르의 하나로 자리하게 된걸까요?
좀비와 한국
하지만 좀비는 외국에서 매우 유행하는 장르중에 하나로 부산행 이전에는 한국에서 좀비물이 공개적으로 유행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기에 부산행이라는 좀비 재난을 다룬 블록버스터는 말그대로 전대미문, 파격적인 시도였고 그 시도는 대성공을 이루며 한국에 좀비 유행을 퍼트리게 됩니다.
그동안 외국에서 유행하는 장르로 보이던 좀비들은 대체로 느리고 지능이 떨어지며 그저 살아있는 것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기만 할 뿐인 시체 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아마도 그런 점들이 한국에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유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채롭고 급격한 성장을 이뤄낸 한국은 어느 순간부터 빠름의 민족이 되어버렸고 그런 이들에게 마냥 느리기만한 좀비는 긴장감과 액션을 주기엔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전대미문 재난 블록버스터, 한국형 좀비의 등장
그렇기에 부산행은 전대미문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등장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좀비를 활용한 것은 최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며 외국에서만 사용되던 좀비라는 장르를 한국에서 유행시키게 된 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외국의 좀비가 지능 없고 느리기에 박진감이 떨어진다면 한국의 좀비는 마찬가지로 지능은 없으나 그 속도감이 남다릅니다. 빠른 속도감과 빠른 전염성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긴장감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줍니다. 앞으로의 관람객들의 니즈에 따라 많은 장르들이 발전하고 변화하게 되겠지만 부산행을 통해 선보인 좀비는 한국인들에게 맞춰졌으니 한국형 좀비라 칭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살고 싶다면 열차에 탑승하라! 부산행
부산행은 영화 제목 답게 부산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부녀가 부산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석우와 딸 수안과 함께 부산으로 향하는 KTX 타게 되면서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두 사람이 처음 열차에 오를 때까지만해도 열차도 대한민국도 크게 술렁이지 않습니다. 때문에 약간의 갈등 상황으로 시작한 부녀간의 관계는 서먹한채로 기차 여행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며 전국적으로 좀비라 불리는 괴물들이 출몰하게 됩니다. 그에 KTX를 타고 가던 석우도 다른 승객들도 점차 심해져가는 심각성에 당황합니다. 도중에 정차할 역에서 내려 도망치기 위해 정부와 연락을 취하지만 열차가 그곳에 도착했을 무렵엔 이미 경찰들까지 모두 좀비가 되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내렸던 사람들은 다시 열차에 탑승해 출발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멈췄다 출발할 때 열차 안으로 좀비가 탑승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승객들은 열차가 멈추는 역에서도 좀비들의 습격을 받고 열차 내에서도 좀비를 피해 숨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앞날에서도 터널이 끝날 빛은 있었습니다. KTX의 종착역인 부산은 유일하게 좀비들에게 점령당하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에 승객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부산을 향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좀비뿐만이 아니게 됩니다. 빠르게 퍼져나가는 좀비 바이러스 이상으로 무서운 것, 바로 살아있는 인간의 욕망입니다. 인간들은 타인을 아끼는 이타적인 사람과 오로지 자신이 우선인 이기적인 사람이 존재합니다. 이 열차 안에서도 역시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이 존재하고 그로 인한 사람들과의 갈등 또한 두드러집니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재난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서로를 지키고 품어가며 버텨내는 사람들을 보면 그럼에도 인간의 힘은 위대하구나 라는 생각도 들게 만드는 부분들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좀비에게 대항하고 버텨내던 중 앞장서서 좀비들을 막아내던 상화와 석우 마저 좀비에 물려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을 뚜렷이 보여주던 상화와 초반엔 서먹했으나 어떻게든 딸과의 갈등을 풀어보고자 노력했고 딸을 사랑함을 드러내던 석우는 완연히 좀비가 되기 전 두 사람이 사랑한 사람들을 부산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지켜냅니다. 두 사람의 사랑과 희생으로 성경과 뱃속의 아이, 그리고 수안은 부산으로 향하는 터널을 지나며 영화가 마무리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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