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찍 일어나는 새가 아침을 먹는다
아루미 호텔을 선정한 이유중의 하나는 추가금을 내면 조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객실에 조식이 포함되는 패키지가 있는 호텔들도 있었지만 가격과 관광지와의 거리 등을 비교해보다가 그나마 중심지에 위치하고 조식이 가능한 곳이 아루미 호텔 이었습니다. 제주도를 자유여행으로 온 것이 처음이었기에 거리감이 잡히지 않아 나름 고심해서 선택한 것이었지만 다음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때는 바다뷰가 보이는 숙소를 잡고 싶은 욕심이 있답니다.
그래서 엄마와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예쁜 곳을 여행 왔는데 오래도록 자기만 하는 것도 아깝고 아침 식사를 먹을 수 있는데 먹고 나가야 더 많이 돌아다닐 수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내려갔을 때는 마침 아침 식사 세팅이 끝난 참이어서 반찬들이 가지런히 담겨있었고 안쪽에 계시던 직원분께서 결제를 도와주신뒤 뷔페식으로 이용하면 된다고 안내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밥과 반찬들을 담으며 라면 끓이는 기계도 발견해서 라면 한 봉지 끓여서 먹었답니다. 밥도 반찬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미역국이 정말 너무 맛있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해산물의 비린내와 잡내를 무척 싫어하고 그럴경우 잘 먹지 못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아루미 호텔에서 먹었던 미역국은 잡내도 비린내도 전혀 나지 않았고 깔끔한 국물에 미역도 식감이 잘 살아있어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즐겁게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객실로 돌아가 외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이튿날의 여정을 떠날 시간이랍니다.
2. 세 번째 보는 폭포, 천지연
세 번째 방문하는 제주에서 세 번째 간 곳이라면 천지연 폭포입니다. 수학여행으로도 친척끼리의 패키지 여행에서도 갔던 천지연 폭포였기에 솔직히 안가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이미 두 번이나 봤었고 또 간다고 해서 폭포가 얼마나 변했을지 뭔가 다른게 생겼을지 라는 기대는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11시 20분쯤 예약한 유람선을 가기 전 마땅히 다녀올 곳이 없었고 유람선과 가깝다는 이유로 천지연을 가게 되었습니다.
천지연 폭포의 주차장에 도착해서 놀라웠던 것은 서귀포 유람선과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주 투어 패스 지도로 보기에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서 천지연 폭포를 한바퀴 돌고 와서 천천히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완전 바로 옆에 선착장이 보이는 위치였어요. 시간 여유가 엄청 많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천지연 폭포 입장을 위한 매표부터 했습니다.
매표 하면서도 전혀 기대는 안됐고 그냥 한바퀴 산책하듯 걸어다녀올 곳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으로 걸어가면서 엄마가 사진 찍어준다고 삼각대를 세우고 서보라는 위치에 귀찮다는 생각을 하며 멈추기도 했지만 엄마랑 사진 찍고 놀면서 조금씩 재미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매표를 지나 다리를 건너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니 수학여행을 온 듯한 학생들도 보여서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제주도로 오던 날 학생들과 비행기를 함께 타긴 했었는데 그 많은 관광지중에서 만날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마주한 학생들을 보기도 하고 안으로 걸어가서 만난 폭포는 세 번째 보는 것이라도 여전히 아름답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분이 좀 누그러지고 사진찍는 저를 향해 엄마가 "그래도 오길 잘했지?" 라고 하셔서 "응 몇 번을 와도 예쁘네" 라고 대답했답니다.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고 온 것만 같았어요.
무엇보다도 그날 폭포에서 무지개를 만났답니다. 정말 크고 길게 늘어지는 예쁘고 선명한 무지개였어요. 사진에마저도 선명히 담길만큼 정말 예쁜 무지개는 처음 만났습니다. 무지개를 본지가 엄청 오래되기도 했는데 비가 온 뒤 아주 작거나 물을 뿌리고 놀다가 보게되는 희미한 무지개만 보다가 그렇게 선명한 무지개는 너무 신기했어요. 떨어지는 폭포에서 퍼져나가는 물방울과 수증기를 따라 꼭 공중을 유영하듯 흐르는 무지개는 눈 앞에 있는 신기루처럼 순식간에 빠져들게 만들었답니다. 다음에 언제 또 제주도를 가게 될지 천지연 폭포를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날 본 만큼의 아름다운 무지개는 더 볼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k-놀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홍빛 가득했던 하루 (0) | 2022.10.31 |
---|---|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상큼한 레몬 (0) | 2022.10.31 |
여행도 잠시 쉬어갑니다 (0) | 2022.10.30 |
제주의 꽃과 속도감 있는 레이싱 (0) | 2022.10.30 |
제주도 도착과 자유 여행의 시작 (0) | 2022.10.30 |
댓글